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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도 보지 못하고
본다고 보는게 아니다. 듣는다고 듣는 것도 아니다. 볼 것을 보아야 하고, 들을 것을 들어야 한다. 엉뚱한 것만 백날 보고듣고 있어봐자 소용이 없다, 의미가 없다. 오늘, 예레미야서 13장 12-19절을 보면서, 보아도 보지 못함을 묵상한다. 이스라엘이 그랬다. 남국유다가 그랬다. 눈앞의 가죽부대는 보았다. 눈앞의 포도주도 보았다. 모든 가죽부대가 포도주로 가득찰 것은 알았다. 가을이 되면, 수확의 계절이 되면, 모든 가죽부대가 포도주로 가득차지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것밖에 보지 못했다. 가죽부대된 자기들의 몸이, 자기들의 영이 포도주로 비유된 죄악으로, 재앙으로 가득차질 것은 보지 못했다. 생각하지도 기대하지도 못했다. 눈앞에 멀쩡히 보여주시건만, 눈어둔 그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귀어둔 그들은 아무소리도 듣지 못했다. 오늘 성경은 말씀하신다. 교만이라고, 교만때문이라고.. 교만하면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먹어진다고 말씀하신다. 교만때문에 모든 관계가 막힌다고 경고하신다. 그래서, 결국은 양떼가 사로잡혀가고 눈물 흘려 통곡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씀하신다. 어제 하루종일 힘들었다. 못들을 소리를 들었고 못볼 것을 보았다. 전화 한통화때문에.. 괜히 남의 죄에 간섭했다가 마음이 갈기갈기 할퀴어짐을 당했다. 그래서 보지 못했다. 듣지 못했다. 하나님의 음성, 하나님의 나라를.. 그래서 하루종일 내 영혼이 얼마나 곤고했는지 모른다. 하나님은 그 사건을 통해 나를 보게 하셨다. 내 속의 교만, 내속의 완악한 자아가 얼마나 강하게 용트림치고 있음을 알게 하셨다.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임을, 그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몸짓임을 알게하셨다. 그래서 힘들었다. 고통스러웠다. 어제 하루종일 쌩골이 욱신욱신 쑤셔댔었다. 밤잠을 어떻게 잤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하루가 밝았다. 오늘부터 또 새 달이 시작된다. 시월의 첫날이다. 이 하루도, 이 한달도 교만을 경계하련다. 눈이 어두워지지 않게, 귀가 먹어지지 않게, 그래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우맹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또 마음을 다잡는다. 교만은 사람죽이는 것임을, 교만은 한순간에 끝장을 내어버리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에도, 말 하나, 표정 하나 교만하지 않도록, 교만의 실수 범하지 않도록 하게 해달라고, 그래서 우맹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또 아버지를 부른다. 그분의 이름앞에 내 이름자 석 자를 올려드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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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도주를 즐기다가는 - 렘13장 14 |
 인생이 원망 스럽습니까 ? 렘12장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