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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관왕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성 등 8관왕을 차지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카데미는 올해의 최우수 영화로 왜 ‘슬럼독 밀리어네어’(이하 슬럼독)를 선택했을까. 미국 일간 LA타임스와 영국 BBC의 답은 간단명료하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러브스토리라는 것. ‘ 슬럼독’ 제작자 크리스찬 콜슨의 “열정과 신념, 두 가지만 있으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는 수상 소감 역시 ‘아카데미용 작품’이 어떤 류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1977년 ‘택시 드라이버’를 제끼고 작품상을 수상한 ‘록키’처럼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들이 주로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아 왔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인도 빈민가를 무대로 한 영국 영화였을까. 작품성과 재미, 긍정적 메시지라는 기본적인 요건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벤자민)와 ‘밀크’ ‘프로스트 VS 닉슨’ 등도 ‘슬럼독’ 못지않다. 오히려 이들 작품이야말로 시대극, 백인 톱스타, 대작이라는 아카데미의 전통적인 취향에 더 가까웠다. 무엇보다 순수한 자국 영화 아니던가. 시상식 직전까지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벤자민’이나 7개 부문 후보작 ‘밀크’의 우세를 점치는 기류가 존재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지금 ‘슬럼독’이 ‘벤자민’이나 ‘밀크’를 제끼고 올해 아카데미 최고 영화 자리를 거머쥘 수밖에 없었던 정치·사회적 이유들이 주요 외신을 통해 속속 소개되고 있다. 약 6000명의 아카데미 심사위원들은 최근 수년간 작품상 수상작으로 작품성보다는 대중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줘 왔다고 캐나다닷컴은 귀띔했다. 대중성은 영화가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를 갖고 받아들이기 편한 메시지를 담았을 때 확보된다. 너무 적나라하게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는 칸이나 베를린 등 국제영화제에서나 어울릴 뿐이라는 것. 이 언론은 ‘슬럼독’의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수상은 최근 폭탄테러가 발생한 곳을 배경으로 했다는 것과 세상 풍파를 다 겪은 고아가 퀴즈쇼를 통해 인생역전한다는 유쾌한 줄거리,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대니 보일 감독의 연출 능력이 상승효과를 거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벤자민’은 그 소재나 분위기가 1994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포레스트 검프’와 비슷해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롤링스톤지는 평가했다. 또 ‘벤자민’이 ‘크래쉬’(2006), ‘디파티드’(2007),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8) 등 대체로 우울한 분위기의 기존 작품상 수상작들의 연장선에 있다면 ‘슬럼독’의 경쾌한 흐름은 아카데미가 앞으로 지향하는 대중적 코드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dpa통신은 ‘슬럼독’의 아카데미 석권을 산업적 측면에서 바라봤다. 아카데미가 최근 몇년간 블록버스터가 아닌 비교적 적은 규모의 영화를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것은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변화한 생존전략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게 dpa의 분석이다. 그간 ‘규모의 경제학’을 선보여 왔던 할리우드 투자·배급사들은 지난 10여년간 계속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영화 제작비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인디 영화들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다. 2005년 ‘크래쉬’가 ‘브로크백 마운틴’을 제치고 작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디파티드’(2006),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등 저예산 영화들이 수상한 것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제작비의 13배가 넘는 1억6000만달러를 벌어들인 ‘슬럼독’의 엄청난 흥행 성적표 역시 아카데미를 고무시켰다는 후문이다. ‘슬럼독’이 외국어영화상이 아닌 작품상을 받고 남녀 연기상을 수상한 4명 중 숀 펜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해외파라는 점은 할리우드의 글로벌 전략과 맞닿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영화 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돼 가는 상황에서 할리우드는 자국 내 잠재 관객의 관심을 영화계로 집중시키고 유럽과 아시아권 영화들에게로 분산된 영향력을 복원하는 것으로 위기를 타파하려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회를 맡겼던 스탠딩 코미디 배우 대신 브로드웨이 출신의 호주계 휴 잭맨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미국 외 국적의 영화들에게 대거 오스카를 안긴 것도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dpa는 올해 아카데미의 결과가 할리우드 영화인들에게 “좀 더 글로벌한 관점, 좀 더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텔링, 좀더 많은 전 세계 관객에게 호소할 수 있는 통찰력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인도 외교관인 비카스 스와루프의 데뷔 소설로서 전세계 36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던 <질문과 대답(Q and A)>을 대형 스크린으로 그려낸 코믹 드라마. 이 영화는 별도의 스타배우없이 인도 배우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하였는데, TV <스킨스(Skins)>의 데브 파텔, 인도영화 <레이스(Race)>의 아닐 카푸르, <뉴욕, 사랑해(New York, I Love You)>의 일판 칸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트레인스포팅>, <28일 후>의 대니 보일 감독이 담당했고, 인도촬영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 <베니티 페어> 등의 여성 캐스팅감독으로 인도출신인 러브린 탄덴이 공동연출을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개봉 6주차에 상영관 수를 589개로 늘이며 전국확대개봉에 들어간 주말 3일동안 305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주말 박스오피스 8위에 랭크되었다. 골든글로브 작품, 감독, 각본, 음악상 등 4개 부문 수상, 2009년 제81회 아카데미상 10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어 작품, 감독(대니 보일), 각색(사이먼 뷰포이), 촬영(안소니 도드 맨틀), 주제가(A.R. 라흐만), 음악상(A.R 라흐만) 등 8개 부문 최다 수상을 기록하였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도의 중심도시 뭄바이의 빈민가에 사는 18세의 고아소년 자말 말리크. 상금으로 2천만 루피가 걸린 인도 최대의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Who Wants To Be A Millonaire?)’에 참가한 자말은 모든 이들을 깜짝 놀래키며 최종 우승에서 한 문제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쇼가 끝난 어느날 밤, ‘어떻게 길거리 소년이 이처럼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가진 경찰은 그를 사기 혐의로 체포한다.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자말은 빈민가에서 살아온 자기 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퀴즈쇼의 질문들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왔음이 밝혀지는데…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만장일치로 뜨거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별 넷 만점을 부여하며 “숨이 멎을 듯 흥분되는 스토리는 애절한 동시에 유쾌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LA 타임즈의 케네쓰 튜란은 “2008년 최고의 복고풍 영화. 이 할리우드 스타일의 로맨틱 멜로드라마는 메이저 스튜디오에게조차도 울트라-모던(ultra-moden)한 방식으로 만족감을 선사한다.”고 치켜세웠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별넷 만점으로도 부족한 영화…최근 내가 ‘마스트피스(최고걸작)’ 호칭을 붙인 영화들중 가장 오락성이 있는 영화.”라고 박수를 보냈다. 또, 뉴욕 매거진의 데이비드 에델스타인은 “대니 보일의 영화들중 <트레인스포팅>이후 스타일과 내용을 가장 생기넘치게 결합시킨 작품.”이라고 흥분했고,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간단히 말하겠다. 당신이 오늘밤 무엇을 하든지 당장 취소하고, 이 영화를 보시라.”고 강력추천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은 “영화계 최초의 글로벌화된 걸작(first globalized masterpiece).”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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